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무장한 예언자를 기다리며....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외벽에 있는 마키아벨리 동상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든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모든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온적인 지지만 받는 이유는 잠재적 수혜자들이 한편으로 과거에 법을 일방적으로 전횡하던 적들을 두려워하고,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상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에는 새로운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오직 반신반의하며 행동할 뿐입니다. 따라서 개혁적인 군주와 미온적인 지지자들은 큰 위험에 처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철저하게 검토하기 위해서, 우리는 개혁자들이 자신의 힘으로만 행동하는지 아니면 타인에게 의존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간청할 필요가 있는지 아니면 능히 자신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그들은 거의 항상 성공하지 못하며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힘에만 의지하여 개혁을 주도할 만한 충분한 힘이 있으면, 그들은 거의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무장한 예언자는 모두 성공한 반면,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는 실패했습니다. 

  만약 모세, 키로스, 테세우스 그리고 로물루스가 무력이 없었더라면, 각자 자신이 만든 새로운 정치질서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시대의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신부는 그에 대한 다중의 믿음을 상실하자마자 그가 세운 새로운 질서와 더불어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그를 믿지 않았던 자들에게 믿게끔 할 뿐만 아니라 그를 믿었던 자들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언급한 그처럼 유능한 개혁자들은 많은 시련을 겪습니다. 모든 위험들은 그들이 자신들의 계획을 시작한 후에 다가오며, 그 위험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통해서만 극복됩니다. 그러나 그들이 위험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성공을 시기하는 자들을 섬멸함으로써 존경을 받게 되면, 그들은 강력하고 확고하며 존중받는 성공한 지도자로 남아 있게 됩니다."

- 마키아벨리 '군주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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